김대중·노태우 대통령도 장애 있었지만 등록은 안 해... "모두의 대통령"에 장애인 위한 대통령도 포함되길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6월 25일 오전 전남 고흥군 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한센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 대통령실제공
대한민국의 제15대 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1년 5월, 신민당 영등포 지역 지원 유세를 하러 가던 중 박정희 독재 정권 사주로 의심되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졌다. 처음에는 지팡이를 짚으면서 걷었으나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는 휠체어를 이용했다. 그는 정당 총재 시절부터 장애인 당사자로서 주목을 받았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월간지 <함께걸음>은 제15대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 그와 인터뷰를 했는데, 1996년 12월에 일산 자택에서 "나 자신도 장애인라는 사실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나도 고관절을 다친 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에게 동병상련의 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이 직접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런 점에서 나는 나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활동을 하는 것이 장애인에게 격려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라고 장애인들과 자신을 동일시했다.
그래서 장애인단체는 그를 국내 최초 장애인 당사자 대통령이라 인정하고, 여러 경로로 지속해서 장애인복지카드를 발급받으시라 권유하고, 압박했다. 그러나 끝까지 공식적으로 장애인 등록을 하지는 않았다. 그의 장남 김홍일씨 역시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 중증 언어장애를 가진 장애인 가구가 되었어도 공식적으로 당국에 장애인 등록을 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또한 소뇌위축증 희귀병으로 중증·중복장애인이 되었으나 국가 통계 장애인이 되지는 않았다.
다들 국가의 지원을 받을 만큼 어렵지 않아서라고 에둘러 변명하기는 했으나, 과거 우리 사회의 상류층이나 권력층들이 다른 것에 비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또는 더욱 폐쇄적으로 자신이나 가족이나 가문의 장애인과 장애를 열심히 감추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점에서 몹시 씁쓸함을 남겼다. 이 문제는 이른바 '권력층'이 장애인임을 밝히는 것은 장애인 등록의 뜻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일반 대중들과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장애인의 차별과 혐오에 대하여 더욱 민감하고, 저항한다는 정치적 상징과 장애인에 대한 시민권의 의미를 가장 강력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했다. 권력의 후광 효과이자 '배경 보호'가 되는 것이다. 장애와 장애인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고, 더는 부끄럽거나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음을 천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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