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밝은누리 세차장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장애인의 꿈이 뭔지 아십니까? 다름 아닌 노동자예요. 직원들에게 복지 1순위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하나같이 '직업'을 말합니다. 직업 자체가 복지인 게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가요."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앞둔 16일 오후 LG생활건강 청주공장 주차장 한편. 여러 사람이 구석구석 때를 닦고 광을 내는 데 여념이 없다.
스팀 장비부터 고압분사기, 앉은뱅이 의자까지 동원된다. 세차 후 햇빛 아래 빛나는 차들은 이들의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가늠케 한다.
간판도 버젓이 내건 정식 영업이다. 가게명은 '밝은누리 세차장'. 직원 6명 중 4명은 장애인이다.
'밝은누리 세차장'은 고급 손 세차장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루 7대의 차량만 받는다. 매달 말일 이뤄지는 예약신청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마감된다고 한다.
이 공장 복지관 2층에는 같은 이름의 카페도 있다. 이곳 역시 직원의 절반 이상이 장애인이다.
중증 발달장애를 지닌 바리스타 신병찬(30)씨는 주문부터 음료 제작까지 바쁜 와중에도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다. 쿠폰 도장까지 챙기며 단골손님 잡기도 빼먹지 않는 섬세함마저 갖췄다.
"이곳에 일하면서 사회에 정착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생 때 배워둔 바리스타 일을 할 수 있어 기쁘기도 하고요. 학교를 졸업하고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한다는 게 꿈만 같아요."
밝은누리는 LG생활건강이 2015년 사회적약자 고용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전체 직원 94명 중 59명은 장애인(중증 55명·경증 4명)이다.
밝은누리는 세차장, 카페 외에도 매점, 화장품 샘플포장, 환경미화 등 다양한 모습으로 공장과 상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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